[게임]빛 조각
to. 꾸자님.
[메르세데스/오르카]
빛 조각light piece
-고아한 향기에 질식당하며.
생명의 노랫소리가 흘러넘쳤다. 광활한 대지로, 끝없는 하늘로, 온 세상으로. 수많은 이야기가 광대한 대지위로 몰려들고 있었다. 몇 억의 생명들. 새로이 태어나고 죽어가며 다시 태어나는 끝없는 수레바퀴를 달리는 사랑스러운 자들.
빛나는 세계를 만드는 정령들의 노래.
빛은 빛으로서 빛나고, 생명은 태어나 울부짖으며,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인연은 머나먼 미래를 향해 내달린다.
하물며 그것은 어둠속에서 태어난 이에게도 하나의 축복이 되어 새로이 탄생한 두 생명을 감싸 안았다. 두 개의 생명. 이질적인 탄생. 허나 이 또한 기쁨이나니. 그를 증명하듯 어둠 속에서 태어났으나 선명한 반짝임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순수하고 잔혹하며 그렇기에 사랑스러운 어둠은 눈부시도록 새하얀 빛에 눈을 빼앗기고 말았다.
순수한 「어둠」은 아름답다.
아름답고 아름다워 그 숨결마저도 내바치더라도 행복하게 눈을 감을 수 있는 그런 마력을 품고 있다. 질식할 만큼 고아하고 깊어서 그 나락 속에 빠진다면 영원한 「빛」마저도 집어삼켜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들어버릴 터.
그렇기에 언제나 자신들은 혼자다. 혼자였다. 가까이 하면 먹혀버릴 만큼 강대하니까. 마음만 먹으면 존재자체를 먹어버리니까. 그렇기에 누구도 자신들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래서 늘 외톨이. 언제나 혼자였다. 그러했다. 길고 길게 이어져온 기억에 의하면 그랬다. 하지만 ‘이번’은 괜찮다. 이번엔 혼자가 아니었다.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함께 있다. 늘 함께야. 어둠 속에 둘이 함께 안겨 잠겨들 때만큼 행복한 것은 없었다. 그렇기에 외롭지 않아. 쓸쓸하지 않아. 그러니까 누구도 ‘우리들’에게 다가오지 않기를.
하지만 그 경계는 새로운 「왕」이 즉위하던 그 날 깨어져 버렸다. 챙그랑 소리를 내며 완전히 산산조각 나버렸다. 그토록 단단하고 굳건히 세워왔던 벽을 너무도 간단히 허물어버렸다.
그때 너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며 웃으며 말했다. “이리와.” 고작 그 한마디. 아름답고도 고귀한 우리들의 왕. 나의 왕. 잘못하면 어둠인 나에게 뒤덮쳐질지도 모르는 것을…. 어리석은 걸까, 아니면 그 어둠마저도 거둬낼 수 있는 강한 「빛」이기 때문일까. 그건 아마 언젠가의 끝에 도달하지 않는 한 알 수 없는 것일 터. 내게 손을 내미는 너를 저주했다. 어둠 속에서 쌍생과 단 둘이 태어난 나와는 달리 온 생명들의 축복을 받으며 절대자의 자리에 오르는 너를 질투했다.
그랬기에 눈부신 빛인 너를 동경했고, 결국은 이 시선과 마음을 너에게 빼앗긴 채 기대해버리고 말았다.
빛마저 집어삼켜야 할 그런 강대함이어야 할진데 오히려 빛에 삼켜져버렸다.
이 얼마나 우스운가.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상관없다. 그러니 부디―.
왕이여. 왕이시여. 아름다운 나의 빛이여.
부디 나를 조금 더 바라봐주시길.
곧고 곧은 시선을,
상냥한 목소리를,
보드라운 손짓을,
아름다운 미소를,
가녀린 육체를,
결코 꺾이지 않은 강한 마음을.
그 모든 것이 오직 나만을 향해주시기를….
―만약 나만을 봐주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수 천 수 만 조각으로 산산이 부서져버리기를.
그래서 영영 사라져버리기를.
빛이 부서지고 있었다. 하늘처럼 머리 위를 덮은 신록에 부딪혀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며 춤추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 반짝반짝. 빛의 조각들. 너무도 눈부셔서 그대로 눈이 멀어버릴 것만 같았다. 바람길 위에 서서 바쁘게 눈을 깜빡였다. 무형의 춤사위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그와 함께 숲이 흔들렸다. 쏴아--쏴아아---. 파도를 연상시키는 시원한 소리가 길게 울렸다. 기쁨에 대지는 전율했고 그에 소름이 돋았다. 이윽고, 축복과 생명을 담은 정령들의 고귀한 노랫소리가 하늘아래 울려 펴지고 요정들은 그에 이끌려 화려한 군무를 펼치기 시작했다.
새로운「왕」의 즉위를 축복하고 경배하기 위해 수천 수억의 정령과 요정들은 에우렐로 모여들었다.
정령과 요정들의 축제다.
풍년의 숨결을 받으며 피어난 거대한 꽃나무 아래, 수많은 그네들은 위대하고도 아름다운 「왕」을 둘러싸고 있었다. 왕의 길고도 아름다운 머릿결이 나부낄 때마다 탄성이 터지며, 왕의 시선이 닿을 때마다 빛은 부서졌고, 손길이 바람에 닿을 때마다 달큰한 꽃내음이 실어 날린다. 꽃 보라가 일어났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오만하면서도 아름답고, 영예로우면서도 존귀한 축복받은 계승자의 가느다란 몸은 그녀를 위하여 모여든 고귀한 이들의 노랫소리에 맞춰 춤을 춘다. 그것은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계승자의 춤.
영원한 빛으로서 모든 정령들의 위에 군림하는 엘프의 여왕은 눈이 멀어버릴 만큼 아름다웠다. 먼듯 가깝게, 이토록이나 신비하게 울리는 정령들의 소리는 광활한 대지를 연상시키는 엄청난 위압과 전율을 일으킨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영원의 기억. 몇 겹의 높고도 낮은 목소리들은 하나의 시를 읊었으며 이 순간을 축복하고, 그 목소리들은 바람에 실려 온 세상을 퍼져나갔다. 온 세상이 부서지더라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선명한 각인이 되어 대지에 새겨질 것이니―.
화려한 색색의 빛 무리가 마을의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온 세상의 정령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으니 이 어찌 절경이 아니라 할 수 있겠는가. 사이사이엔 엘프는 물론이고, 님프며 실프, 다른 요정들 역시 바글바글 껴있다. 하지만 그것을 내려다보면서도, 어둠의 쌍둥이 정령 중 한명―오르카는 옅은 색소의 긴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살살 꼬며 입술을 비죽였다. 많이도 모였다. 솔직한 소녀의 감상이었다. 원래대로라면 별로 오고 싶지 않았다. 와봤자 저들은 자신은 반겨지지 않는다. 뭐, 반기지 않는다 하기보단 이쪽에서 거절한다는 게 맞겠지만. 엮이면 귀찮아지기만 한다. 어둠은 고독하다. 그러하기에 늘 혼자다. 혼자일 수밖에 없다. 매번 그래왔으니 익숙했지만, 이럴 때에는 참으로 불편하다. 왕의 즉위식이었기에 온 것이었는데 역시 괜히 온 것 같단 기분이 지워지지 않는다. 지금만 하더라도 봐라. 화사한 분홍빛의 꽃 더미에 파묻혀 그림자 속에 제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스우와 함께 돌아갈 것을….
하지만 쌍생을 먼저 보내고 자신은 이곳에 여전히 남았다. 오랜만에 찾아온 즐거움을 피부로 느껴보고 싶어서였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다.
수 백 년 만이라고 한다. 「빛」의 왕이 즉위하는 건.
역대 왕 중에서 가장 어리나 누구보다도 강하고 아름다운 여왕. 이번 대의 왕만큼 강한 이는, 소녀가 알기론 없었다. 게다가 이토록 선명한 내음이라니. 이 장소에 충만히 깃든 빛을 보며 소녀는 두 눈을 깜빡였다. 긴 눈꺼풀 사이의 보석처럼 투명한 자안은 불만과 감탄을 품었다.
과연 위대한 정신이 왕의 연주소리에 단번에 지상으로 강림한 이유가 있다. 어설프게 강해서는 서로에게 불쾌함만을 안겨준다. 조절을 할 수 없는 상반된 힘은 가까이 다가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충돌을 일으켜 혼돈을 야기 시킨다. 덕분에 지난 대에는 얼마나 복잡했던가. 휘하의 정령의 힘도 누르지 못하는 왕이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어이가 없고 웃기다. 오르카 화난단 말이지. 흥흥. 코 평수를 늘리며 콧김을 뿜었다.
허나 이번은 그런 일은 없었다. 그 흔한 일그러짐조차 일어나지 않다니…. 스우가 있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충돌은커녕 충만한 빛으로 집어 삼키더니 그대로 깔끔하게 먹어버렸다. 이번 대는 정말이지 굉장하네. 지난 대의 전례가 있었기에 빈정거림이 아닌 진심어린 감탄을 내뱉었다. 몇 백 년 만에 이 장소에 들어서고 왕을 알현하기 직전까지 그런 생각을 했다.
어쩌면 이번 대의 왕과는 나름 잘 지낼 수 있겠거니 하는 일말의 기대를 품으며 자신들의 왕과 마주했을 때, 불쾌하게도 그만 휘둘려지고 말았다.
“……쳇.”
혀를 차며 손을 올리고 있던 가지에서 작은 꽃을 툭 꺾었다. 쏴아- 풍성한 꽃구름이 흔들리면서 눈처럼 꽃잎이 쏟아져 내린다. 황홀한 풍경에 아래에서 탄성이 울렸다. 그 소리에 힐긋 시선을 내렸다. 왕을 향한 경배의 시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고, 화려하게 치장한 왕은 빙글빙글 춤추던 것을 멈춘 상태였다. 드디어 시작하려는 모양이지? 소녀의 뚱한 얼굴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이제 곧 축제의 마지막을 고하는 피날레가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내려가야겠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냥 여기 있을래. 오르카 귀찮아. 그리 종알거리며 소녀는 나무에 등을 기댔다. 폭 파묻혀있으니 꽃향기가 썩 좋다. 그에 홀릴 법한데도 시선은 여전히 아래에 고정된 상태다.
안이 다 비칠 만큼 투명하고, 하늘하늘하고 긴 옷자락들이 바람과 꽃잎 사이로 어지럽게 팔랑거린다. 느릿하게 날아올랐다가 빠르게 궤적을 바꾸며 흩날린다. 그 장면 하나 하나가 꼭 느리게 움직이는 착각이 들었다. 예쁘다. 곱고 눈부시도록 반짝이는 금발이 빛살 아래서 빛처럼 부서진다. 웃고 있는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얼굴. 당당하고도 긍지 높은 왕의 푸른 눈동자는 곧고도 강건하다. 품위 넘치는 곧은 자태에서 고고한 왕의 위엄이 흘러넘친다. 하지만….
어느새 소녀의 시선은 왕에게 고정되어 움직일 줄 몰라 했다.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 사실을 깨닫곤 사랑스러운 얼굴을 무섭게 일그러뜨렸다. 오르카 화나. 분홍빛 앙증맞은 입술을 달싹였다. 두 손은 고운 연두색 쉬폰 원피스자락을 엉망으로 구기고 있었다. 화난다. 정말로 화난다. 제까짓 게 뭐라고. 제가 뭐라고. 제가 뭐라고…! 심연 깊숙한 곳에서부터 감정이 부글부글하고 끓어올라왔다. 거품이 일고 달그락달그락 거리더니 기어코 흘러넘치고 말았다. 이성과 마음이 사납게 부딪히며 파란 스파크를 일으켰다. 마음에 안 든다.
왕이면 다인가. 빛이면 다인가.
나는 어둠이다. 당신과는 가장 끝에 서 있는 자다.
그러니 바라지 않는다.
애초에 어둠은 빛과 공존할 수 없다.
하지만 함께 존재해야만 이 세상은 유지된다.
하지만 닿을 수 없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하고야 말았다.
새로운 왕을 마주했던 그 때.
그녀를 동경하고 말았다. 그녀의 빛에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끝없는 질투와 원망과 살의를 느끼고 그에 목이 죄여졌다.
숨이 막힌다.
어둠은 이토록이나 빛을 동경하는데, 빛은 그러하지 않다.
오직 나만을 봐주지 않는다.
이토록 원하는데 그녀에게 자신은 우선이 아니다.
그러할 터였다.
그 사실이 싫다.
너무도 싫다.
그러니까 차라리 부서져버려. 일그러지고 깨져서 형체조차 남지 않도록. 산산이 부서지고 부서져서 더 이상 빛으로 남아있지 말아줘. 나만을 봐라 봐주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차라리――사라……….
저주어린 말이 이어지던 때.
―――거짓말처럼 ‘그것’이 움직였다.
시선이 마주쳤다. 꽁꽁 얼어붙어버렸다. 뭐야, 얼음의 정령이 모르는 새에 다가와서 오르카에게 장난이라도 친 건가? 그런 의문이 뽀룡, 하고 머릿속에 튀어 올라왔지만 주변을 둘러볼 수 없었다. 파란 눈이 저를 바라보고 있다. 그에 사로잡혀버리고 말았다. 몸을 움직일 수가 없다. 저를 바라보는 왕의 시선에 묶여 그녀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분명 모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만약 안다 하더라도 이쪽을 바라볼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 한 번에 저를 봐온 걸까. 「빛」이어서? 억지 같은 말이었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무언가가 거세게 요동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동소리였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토록 퍼붓고 퍼붓던 제 마음을 들킨 것만 같아서 얼굴이 확 뜨거워졌다. 동시에 어쩌면 좋나 하는 걱정이 뒤를 따라왔다. 혹시라도 들켰을까. 이런 제 마음을 눈치 챘을까. 주춤주춤 몸을 움츠리는데 그녀가 이쪽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소녀의 두 눈이 튀어나올 만큼 크게 떠졌다.
“왜 거기 혼자 있어? 이리와. 오르카.”
“…….”
어쩐지 안 보인다더니 거기 있었던 거구나? 그런 말을 하며 왕은 웃었다. 돌아볼 일 없을 거라 여겼던 이가 제게 손을 내밀고 있다. 이게 뭐지? 오르카 이런 거 생각 못했는데? 너무 놀라서 당황부터 하고 말았다. 시야가 휘청거림에 서둘러 중심을 잡았다. 너무 멍하니 있던 탓에 하마터면 삐끗, 나무에서 떨어질 뻔 했다. 떨어진다고 다칠 일도 없겠지만 덜컹한 충격은 컸다. 가슴이 미치도록 뛰어왔다. 머리가 어찔하다. 믿을 수가 없어 두 눈만 연신 깜빡거리고 있다가 다시 제 이름을 불러오는 고운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왕은 여전히 웃으며 저를 올려다보고 있다. 피날레를 위해 바지런히 준비 중이던 다른 이들 또한 이쪽을 보고 있었으나 꽃 속에 파묻힌 제 모습을 똑바로 보진 못한다. 오직 그녀만이 자신을 똑바로 보고 있다. 그 사실에 갑작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몸이 가벼워지면서 붕 뜨는 느낌이었다. 그것이 낯설고 좋아서 가볍게 윗니로 아랫입술을 짓이기다가 다시금 그녀의 눈을 내려다보곤 비식 웃었다.
“흥. 부른다고 해서 오르카가 갈 것 같아?”
“음? 싫은 건가? 즉위식 이후로 보이지 않아서 같이 춤 못 췄잖아. 기회는 이번뿐일 텐데.”
“…앗.”
오만하게 웃던 소녀의 얼굴이 움찔 일그러졌다. 그것을 놓치지 않고 본 왕은 까르르 웃었다. 정말로 안 올 거야? 다시 물어온다. 그 질문에 소녀는 처음으로 난처하단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피날레는 모든 정령들이 한자리에 모여 왕과 함께 춤을 추는 것으로 장식하게 된다. 알고 있었으나 참여할 생각은 없었다. 같은 정령이라 하더라도 쉬이 가까워질 수가 없다. 빙글빙글. 교차점도 없는 관계만을 빙글빙글 맴돌 뿐이다. 그런데 이런 저를 부르다니…. 강한 힘에 먹혀 자신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하더라도 결코 반기지 않을 터인데. 그러나 왕은 변함없는 태도를 유지했고, 소녀는 난감하면서도 점점 더 흔들릴 뿐이었다. 이걸 어쩔까. 다리를 가볍게 꼬았다가 풀었다. 안절부절 하는 제 상태를 감추고 싶어서 얇은 머리카락 끝을 손가락으로 빙빙 말았다. 또다시 질문이 날아왔다. 똑같은 질문이었다.
“정말로 싫어?”
“으, 음……. 뭐, 뭐―정~원한다면야! 오르카가 선심 쓰지, 뭐!”
어쩔까 마냥 고민하다가 그냥 손을 들어버렸다. 사실은 그녀가 저를 보고 있단 사실에 기쁜 주제에 고개를 빳빳이 치켜들며 허세를 부렸다. 씩 웃으며 조금 더 손을 높이 드는 왕의 행동에 오르카는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나뭇가지에서 폴짝 뛰어내려왔다.
멀지 않은 미래에, 빛의 고아한 향기에 짓뭉개지고 일그러질 것을 알면서도, 소녀는 그렇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ㄲㅈ님께 팬프 받은 보답으로 안겨드렸던 메르오르.
시점은 오르카가 순수한 정령일 때+메르세데스의 즉위 시절입니다.